나는 이 글을 세 번째 다시 쓰고 있다. 이유는 실수로 두 번이나 알 수 없는 단축키를 누르는 바람에 크롬 브라우저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이 글의 주제는 나는 왜 <드라이브 마이 카>를 재밌없게 봤을까다. 첫 번째는 나름 진지하고 길게 쓰려고 했고, 두 번째는 첫 번째 글의 축약본으로 대충 쓰려고 했다. 이제 세 번째인데 어떻게 쓸지 고민 중이다. 솔직히 글을 쓰려는 의지나 기세가 꺽인 참이라 나를 두 번이나 열받게 한 그 단축키가 뭔지 알아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영화의 주인공인 가후쿠와 그를 연기한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라는 두 단어 가운데 하나를 타이핑하는 과정에서 단축키가 작동했다. 어쩌면 컨트롤+F를 누르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컨트롤+C 혹은 컨트롤+V를 누르려고 한 것 같기도 하다. 크롬 단축키인지 윈도 단축키인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글이 날아갔을 때 그 단축키를 찾으려고 잠깐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두 번째 글이 날아간 지금 다시 그 단축키를 찾으려고 했지만 또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두 번의 글과 두 번의 단축키 찾기 시도 모두 실패했다.

블로그의 임시저장 버튼을 꼭꼭 누르며 다시 써본다. 나는 왜 <드라이브 마이 카>를 재밌게 보지 못했을까. 이유는 아마도 세 가지인 것 같다.

1. 거실 소파에서 보다가 자다깨다 했다. 놓친 부분을 모두 돌려봤지만 극장에서 본 것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2. 먼저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소설이 별로였는데 그 영향이 아닐까 싶다.

3. 공감 능력 부족. 사실 3번이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부분이다. 최근에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나라는 인간은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 같다. 과거에는 이 부분에 대해 부정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드라이브 마이 카> 같은 영화는 이해하기 힘들다. 아내의 외도와 죽음, 그것의 미필적 방관. 그 사이의 어떤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는 주인공. 그것은 어떻게 다국적 언어로 만들어지는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와 연결되는 것인가.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그의 운전사인 미사키(미우라 토코)에게 아내 오토(키리시마 레이카)의 음성으로 녹음된 연극 대본에 대해 설명을 해준 것 같기도 한데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와 달리 미사키는 가후쿠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또 하나. <바냐 아저씨> 연극을 연습하는 다국적의 배우들. 그들 자신의 모국어로 연기를 하는 배우들. 특히 수어로 연기하는 이유나(박유림)와 중국어로 연기하는 재니스 창(소니아 위안)의 열연은 대단해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금 뭔가 일어났다”는 가후쿠의 대사에서 나는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아마도 그 진지한 태도가 너무 부담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왜 다른 언어로 소통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나. 참고로 오래 전에 본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린다린다린다>가 생각난다. 배두나가 연기한 한국인 캐릭터와 카시이 유우가 연기한 일본인 캐릭터가 각자의 모국어로 감정이 통하는 짧은 대화를 하는 장면을 보고 감탄한 적은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건 거부의 대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이런 성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모든 영화의 캐릭터에 감정이입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아직까지는. 유독 그런 영화들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 종류의 영화들. 그 작품들은 아마도 섬세한 감정을 다루는 작품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아사코>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재밌게 보지 못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와 유사한 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그런 편이었다. 국내 영화 가운데는 김종관 감독의 작품이 모두 별로였다. 특히 <최악의 하루>는 정말 최악이었다.

드디어! 두 번째 글의 절반 정도의 분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 쓴 것 같다. 이제 그만!

세 번째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하는데 영 기분이 좋지 않다. 글을 쓰면 쓸 수록 단지 영화를 대충 본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보면 달라질까. 당장 그러고 싶지는 않다. 나중에 <드라이브 마이 카>를 다시 보고 이 글을 쓴 걸 후회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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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는 왜 실패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 세종대왕 대신 이름 모를 스님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이야기라서 망했다. 끝이다. 더 할 말이 없을 것 같지만 생각해볼 여지를 만들어보려 한다.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세종대왕은 성역인가. 그렇다. 위대한 임금 세종대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와 같은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중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세종대왕 위인전은 ‘신화’와 다름 없어 보인다.  <나랏말싸미>는 예술영화가 아니고 대중에게 소구해야 하는 여름 극장시장의 상업영화다. 조철현 감독이 근거 없는 상상으로 <나랏말싸미>의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러 사료를 검토한 뒤에 신미(박해일)라는 스님이 한글 창제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가 불자인지 아닌지는 논외다. 역사는 분명 해석의 여지가 있는 영역이며 학자가 아니라도 새로운 사료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가설을 만들 수 있다. 이준익 감독과 여러 영화를 만들고 <사도>의 각본을 쓰기도 했던 ‘이야기 장사꾼’인 조철현 감독은 이 새로운 접근에 현혹됐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라는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면서 대중이 세종대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간과하고 말았다. <나랏말싸미>를 통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은 한국에서 절대 건들이지 말아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화문 광장에 동상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국뽕영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명량>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겠다. 과연 대중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었나.

아마도 대중은 내가 알고 있던 위대한 세종대왕의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보고 싶었을 것 같다. <뿌리 깊은 나무> 같은 드라마의 극장판을 기대했을지 모르겠다. <나랏말싸미>는 그 기대를 배신했다. 이는 영화의 홍보 과정의 패착일 수도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신미 스님에 대한 부분을 노출했어야 한다.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관객들이 <나랏말싸미>가 신미 스님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가설을 역설하는 영화라는 정보를 알고 가야 했다. 만약 그랬다면 개봉 전부터 큰 논란에 휩싸였겠지만 적어도 기대를 배신하는 영화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논란의 영화를 보고 판단하는 것과 기대를 배신한 영화 가운데 더 낮은 평가를 받는 건 후자라고 생각한다.

개봉전 논란이 될 영화 <나랏말싸미>를 가정하고 보니 <다빈치 코드>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나랏말싸미>를 신성 모독 논란의 댄 브라운 소설을 바탕으로 한 <다빈치 코드>처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냥 상상을 해보자. <훈민정음 해례본>을 둘러싼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한 국문학자가 등장해 그의 죽음을 조사하다가 우연히 훈민정음 창제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 관두도록 하자. 의미가 없어 보인다.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의 신화는 건드리면 안 되는 성역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공고하다.

그럼에도 나는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훈민정음을 스님이 됐든 집현전 학자가 됐든, 이름 모를 또 다른 누군가가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그 어떤 이야기도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상관없다. 신미 스님이 훈민정음 창제 과정의 깊게 관여했다는 가설을 진지하게 다룬 다큐멘터리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창작물에는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단, 논란을 가져올지도 모를 이야기를 대중에게 할 때는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나랏말싸미>처럼 실패하고 만다. 

결국 영화는 영화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나랏말싸미>는 영화적으로 재미가 없었나. 내가 보기엔 그럭저럭 볼 만했다. 미술이나 촬영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간혹 유머러스한 장면에선 피식 웃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신하와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세종(송강호)의 갈등도 그럴싸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 가운데 소헌왕후(전미선)라는 인물을 넣은 것도 비난할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다.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건 영화비평가들의 몫일 테다. 세종과 한글창제의 비밀이라는 소재만 아니었다면 조철현 감독의 데뷔작은 실패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덧. <나랏말싸미>의 공동 각본가인 이송원 작가의 <씨네21>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려 한다.

오랫동안 만지작거리던 세종대왕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3년 전 겨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시위를 지켜보면서다.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진짜 21세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수십만 촛불에 에워싸인 세종대왕 동상을 올려다보면서 이제는 세종대왕 이야기를 꺼내도 되겠다 싶었다”는 게 이 작가의 회상이다.  

그러니까 조철현 감독과 이송원 작가는 한글 창제에는 관심 없는 사대부로 대표되는 기득권 세력과 세종대왕과 신미, 소헌왕후가 대변하는 백성의 대결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구도에서 신미가 없었다면,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나랏말싸미>는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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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많아졌다. 늙어서 그런 것 같다.’ 영화 속의 별 것 아닌 장면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질 때 이런 생각을 한다. 최근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재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의 첫 시퀀스를 보고 눈물을 쏟을 뻔했다.

<마녀 배달부 키키>의 첫 시퀀스는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 없는 장면이다. 지브리의 익숙한 토토로 로고가 사라지면 처음엔 바다인줄 알았던 넓은 호수를 바라보는 푸른 풀밭 언덕에 누워 있는 어린 마녀 키키가 등장한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키키의 머리칼도 풀과 함께 흔들린다. 벌 한 마리가 시끄럽게 웽웽 거리고 키키의 머리맡에 있는 휴대용 라디오에서 날씨 소식이 흘러나온다. 정정. 라디오 소리가 먼저 들리고 카메라가 패닝(panning)하며 키키를 보여주는 것 같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찾아보기는 귀찮다. 라디오 속 딱딱한 말투의 남자는 “오늘 밤에는 근사한 보름달을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이어서 “내일도 맑겠습니다. 모레도 맑겠습니다”라고 덧붙인다. ‘내일도 맑고, 모레도 맑겠다’는 말이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진다. 키키는 두 팔을 머리에 괴고 누워서 눈을 껌뻑껌뻑 거린다. 바람은 여전히 살랑거린다. 벌의 웽웽 거림이 사라지면서 멀리서 들려오던 히사이시 조의 음악 ‘맑은 날에’(晴れた日に)가 오버랩(overlap)되며 불륨을 키운다. 음악 소리가 커질 때 조금씩 감정이 벅차올랐다. 키키의 무표정한 얼굴이 화면을 채울 때 눈물을 참아야 했다. 무표정이 아니라 사실은 오늘밤, 마녀 수행을 하기 위해 집을 떠나겠다고 다짐하는 키키의 표정과 아련한 분위기를 담아낸 음악의 조화, 손으로 그린 그림이기에 어쩌면 더 실제 같은 지브리 스타일의 바람 표현과 스테레오가 아닌 조악한 라디오 소리의 어울림이 마음에 파고들어온 것 같다. 굳이 벌을 등장시키는 건 어떤 이유였을까. 알 수 없지만 벌도 이 시퀀스의 분위기를 만들어낸 중요 요소처럼 느껴진다. 키키의 얼굴을 바라보며 오래전 이 애니메이션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문득 생각이 난 거다. ‘그래, 키키는 가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가야 하는 거였지.’ 라디오의 남자가 날씨 정보를 다 말하고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시장의 물품 시세 정보를 나열하려던 찰나, 키키는 라디오를 끄고 벌떡 일어난다. 여기까지가 첫 시퀀스인 것 같다.

다음 시퀀스에서 키키는 씩씩한 소녀의 모습이 된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첫 시퀀스에서와는 정조(情調)가 다르다. 지브리의 모든 캐릭터가 그렇듯이 육상 선수처럼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동작으로 집으로 달려가는 키키는 동네 어르신을 만나 잠깐 멈춘 뒤 예의 바르게 무릎을 까딱하며 인사하고 집으로 다시 달린다. 벌컥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 키키. 이웃 할머니에게 줄 류마티스 관절염 약을 만들던 엄마에게 당찬 목소리로 말한다. “오늘 출발할 거예요.”

예전에 이 애니메이션을 봤을 땐 어땠을까. 그때도 지금처럼 아련한 마음이 들었던가. 알 수 없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대략 10년 전에 <마녀 배달부 키키>를 처음 봤던 것 같다. 어떤 이유였는지 모르겠지만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선배의 자녀에게 보여주면 좋겠다며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했던 기억이 또렸하다. 그 아이는 지금 성인에 가까워졌을 텐데 <마녀 배달부 키키>를 봤는지 모르겠다.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 뻘짓만 하다가 그 뻘짓마저 지겨워져서 뻘글을 남기게 됐다. 참 일하기 싫은 목요일이다. 내일도 일하기 싫고, 모레도 일하기 싫을 것 같다. 오늘밤 서울에는 어떤 달이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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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봉준호 감독의 대단한 점이라고 할까. <기생충>을 본 사람들이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때 중요한 지점은 ‘자신만의’이라는 단어다. ‘내가 본’, ‘개인적인’과 유사한 의미로 볼 수 있다. 다시 봉준호의 대단한 점을 얘기해보자. 봉준호는 <기생충>을 수직구조로 짜여진 빈부(貧富)의 영화로 만들었다. 지하실, 계단, 수석 등 몇 가지 장치를 통해 계급 문제를 끌어왔다. 냄새라는 요소는 기가 막힌 한 수였다. 이 요소들에 대해 사람들이 해석을 만들어낸다. 사실 영화 속 어떤 요소라도 나만의 해석을 할 수 있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보여지는 양말에도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봉준호 감독이 의도했던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 해석이 그럴싸한가 아닌가의 문제다.

<기생충>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 영화다. 해석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떻게 될까. 명확하지 않다는 말이다. 왜 수석은 중력을 거스르고 물에 뜨는 것일까. 왜 기우(최우식)는 수석에 그렇게 맞아도 죽지 않은 것일까. 영화는 보여주지 않고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내가 못 보거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기생충>은 친절하지 않은 지점이 있다. 해석은 우리의 몫이다. 각자의, 자신만의, 개인적인 해석이 그렇게 생산된다. 정답은 없다. <기생충>은 수많은 관객의 경험에서 비롯된 해석이 가능한 영화다. 아직 봉준호가 왜 대단한지 얘기하지 않았다. 불친절한 영화, 설명해주지 않는 영화는 많다. 때로 지나치게 불친절한 경우, 사람들은 영화를 욕한다. 재미없다고. 

봉준호의 <기생충>은 재밌다. 불친절한 영화가 재밌다니. 봉준호는 어떻게 불친절하면서 재밌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나.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 내가 궁금한 건 누군가의 그럴싸한 해석이 아니다. 정말 궁금한 건 어떻게 재밌게 만들었냐는 것이다. 어떻게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해석이라는 영역인 것 같다. 영화의 재미를 분석하는 건 플롯, 연출, 편집, 미장센…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구조, 스토리의 배치, 배우의 연기, 대사의 결, 컷의 연결, 카메라의 앵글과 프레임, 조명의 사용… 또 뭐가 있을까. 답답하다. 이런 것들이 어떻게 재미를 만들어냈는지 설명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봉준호가 왜 대단한지 말할 수 없다. 이야기가 재밌으니까 재밌는 거 아니냐고.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도 궁금하다. 봉준호는 <기생충>의 재미를 어떻게 만들었나. 수석의 의미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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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eetwalter.com/

위 웹사이트는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홍보를 위해 제작됐다
당연히 영어로 된 페이지일 줄 알았는데 한글이라 조금 놀랐다

<프로메테우스>에 등장한 AI는 데이빗이었는데 월터라는 새 제품이 출시됐다
외모는 똑같다
둘 다 마이클 패스밴더를 모델로 만들었다

신제품 월터는 AMD와 제휴를 맺은 것 같다
AMD 프로세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프로메테우스> 때도 데이빗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데이빗 소개 영상에 비해 월터 소개 영상은 뭔가 더 소름끼치는 느낌이 있다
마이클 패스밴더 연기는 둘 다 소름끼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CF감독 출신이라서 그런지 이런 프로모션 사이트, 영상 등을 잘 만드는 듯하다
http://www.projectprometheus.com/
<프로메테우스> 프로모션 웹사이트도 아직 살아 있다

알고 보니 위 웹페이지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가상 회사인 웨이랜드유니타의 홈페이지 포함된 것이었다
https://www.weylandindustr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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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스포팅2> 공식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어 원제는 <T2 Trainspotting>이지만 그냥 <트레인스포팅 2>라고 하면 될 듯하다

업무용으로 영화 관련 계정만 팔로잉하는 트위터 타임라인에 뜬 예고편을 보자마자 이 포스트를 작성한다
사실 <트레인스포팅2>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아니면 속편 소식을 봤는데 잊고 있었거나
<트레인스포팅2>는 20년 전 그 배우가 그대로 출연한다. 감독은 그때처럼 대니 보일이다

예고편을 보자마자 20년 전 그때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20년이라니. 그때 나는 10대였다
국내에서 <트레인스포팅>은 1997년 2월에 개봉했고 아마도 나는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봤을 거다
1997년이면 고3 때다. 한참 어리지만 다 컸다고 생각할 그때
스코트랜드에 사는 똘아이들이 마약하고 변기통에 빠지는 걸 보고 열광했다
아니면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먹었거나

<트레인스포팅2>의 예고편에서 언더월드의 음악이 나오는 순간 소름이 둗는 기분이 들었다
영화보다 음악이 더 인간의 머리 속에서 오래 남아 있는 것 같다
이완 맥그리거의 얼굴을 다시 보는 걸로는 20년 전으로 타임워프 할 수 없었다
이완 맥그리거는 1997년 이후 수없이 보아온 얼굴이기도 하다
식보이(
지금도 가끔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는 식보이를 아이디로 사용했다)의 얼굴을 봐도 그냥 그랬다
‘아, 저 배우였던가’ 싶은 정도의 감흥이었다

그러다가 음악이 시작된다
언더월드의 <본 슬리피>(Born Slippy)의 전주 부분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음악은 시간을 뛰어넘는 웜홀이다
생각해보면 <트레인스포팅> 영화를 보고 OST 테이프를 사서 늘어지도록 들었던 것 같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테이프가 맞을 거다
고등학생 때는 CD 살 돈도 없고 CD 플레이어도 없었다. MP3는 나오지도 않았고
재밌는 건 예고편을 다 보고 <본 슬리피>를 다시 들어봤더니 당시에 별로 듣지 않았던 노래였다
이 노래가 나오면 FF 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글을 쓰고 있자니 이제 진짜 어른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전에 엄마가 말했다. 어릴 때 듣던 음악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

배우들에겐 별로 감흥이 없다고 했지만
10대 소녀 다이안 역할을 맡았던 배우를 보는 순간엔 좀 놀랐다
알고 보니 예전에 즐겨 봤던 <보드워크 엠파이어>의 주인공 켈리 맥도날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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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브레싱>이라는 영화가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10월 개봉 예정이고 이종석, 서인국, 소녀시대 유리가 출연한다

이 영화, 솔직히 엄청난 기대작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꽤 관심이 가는 영화다
왜냐면 우리나라 최초(?)의 수영 영화라서 그렇다

대략의 시놉시스를 보니 서인국은 수영천재였다가 잠적, 이종석은 수영 엘리트, 유리는 둘 사이에서 어장관리하는 여자?
사실 이런 인물 관계가 궁금한 게 아니다
이종석, 서인국이 수영을 얼마나 잘하나, 이게 더 궁금하다
이들의 몸매도 관심 없다, 유리라면 모르겠지만

그런데 약간 불안한 게 막상 영화를 보면 수영 장면의 묘사가 중요하게 안 나올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러프> 한국판이 아닐까 싶은 거다

어쨌든 기대작이니 챙겨볼 예정

-
제목 '노 브레싱'은 수영선수들이 호흡을 참고 마지막에 스퍼트를 올리는 용어라고 한다

-
서인국이 사투리 쓰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영화의 숨겨진 인물로 갑자기 정은지도 나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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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유쾌한 영화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의 위스키>의 한 장면이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이기에 더 유쾌한 건지도 모르겠다

스코티쉬 쌍둥이 밴드 프로클레이머스의 I'm gonna be (500miles)라는 노래도 좋다
이 노래의 가사도 좀 좋다

언론시사회에서 홍보사에서 기자들에게 미니어처 위스키를 나눠줬는데
영화 보면서는 마시지 말라고 했었다
그런데 100만 파운드짜리 위스키를 마시며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감탄하는 장면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한 위스키 향기가 조용한 극장 안에 퍼졌다
그 순간 나도 미니어처 병뚜껑을 따고 싶었으나 참았다






앤젤스 셰어 : 천사를 위한 위스키 (2013)

The Angels' Share 
10
감독
켄 로치
출연
폴 브래니건, 존 헨쇼, 게리 메잇랜드, 자스민 리긴스, 윌리엄 루에인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영국,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 101 분 | 20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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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를 꽤 많이 본다
그럼에도 보고 싶은 영화를 놓치기도 했다

우선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최근에 본 영화들
<장고: 분노의 추적자>
<킬링 소프틀리>
<제로 다크 서티>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연애의 온도>
<웜 바디스>
<신세계>
<스토커>
<라스트 스탠드>

보고 싶었지만 못 본 영화들
<링컨>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가족의 나라>

왠지 봐야할 것만 같은 영화들
<홀리 모터스>
<필름 소셜리즘>


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
<킬링 소프틀리>가 가장 매력적인 영화였고
<제로 다크 서티>는 미국드라마 <홈랜드>와 비교하면서 뭔가 써보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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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영화를 잘 챙겨보지 못한 기분이다
그래도 꾸준히 보긴 했는데
생각난 김에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현재 개봉작
1 가족의 나라
2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3 스토커
4 문라이즈 킹덤
5 비스트
6 분노의 윤리학
7 1999, 면회
8 신세계

개봉예정작
1 웜 바디스
2 장고: 분노의 추적자
3 링컨
4 제로 다크 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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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1985>
<아르고>
<007 스카이폴>
<내가 살인범이다>
<피에타>


<늑대아이>
<광해, 왕이 된 남자>


-
보고 싶은 영화는
<범죄소년>
<바람의 검심>

영화도 많이 안 보고 그렇다
본 영화 중에서 <늑대아이> <아르고>에 대해서는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귀찮아서 그냥 한줄평으로 정리하면

*<늑대아이>는 슬퍼서 많이 울었고
*<아르고>는 은근히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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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폴리 감독의 <우리도 사랑일까>는 씁쓸한 뒷맛이 강렬한 영화다
'새로운 게 좋지만 그 새로운 건 언젠가 헌 것이 된다'는 당연한 이치를 말하는
샤워장의 발가벗은 여자들의 대화에서 이 영화 속의 사랑이 어떤 맛인지 짐작할 수 있다

-
<우리도 사랑일까>를 두번 보게 됐다
늘 그렇겠지만 영화는 누구와 봤느냐에 따라 그 인상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처음에 봤을 때는 중년의 아저씨와 봤다
마고(미셀 윌리엄스), 루(세스 로건), 대니얼(루크 커비)이 얽힌 사랑의 방식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다
우리들에게는 그들의 관계를 감독이 어떻게 묘사했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는 별 거 아니지만 영화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노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제작된 영화여서 그런지 몰라도 파이스트의 노래도 많이 등장한다)

두번째 봤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영화가 끝나고 "왜 이 영화를 보자고 했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이 아닌데도
그 질문으로 인해 자연스레 그들의 사랑이 영화를 보는 우리의 관계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
영화는 같이 본다고 하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면 각자 스크린을 응시하고 대사와 음악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행위다
영화를 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잠깐이다
영화가 끝나면 서로의 의견과 감상을 교환하는데 그것이 영화를 본다는 것에 대한 행위에서 꽤 중요하다는 점이 신기하다
저마다의 눈이 있기에 완벽하게 똑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볼 수는 없고 필연적으로 차이가 발생한다
이 차이에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기도 하고 미쳐 보지 못했던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쩌면 평론가들의 역할이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그들은 영화 속의 어떤 장면에 대해 말하고 쓰는 기술자들이기 때문이다
왜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 뚜렷한 기준을 갖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 생기는 영화의 의미에 색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

-
그래서 <우리도 사랑일까>는 어떤 영화냐면
연인들이 보기에 별로다
특히 시작하는 연인, 특히 다른 이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연인들
아니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연인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다
이유가 뭐냐고?
잘 모르겠다, 나는 평론가가 아니니까, 게다가 이 글은 평론이 아니니까




우리도 사랑일까 (2012)

Take This Waltz 
8.3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겐, 루크 커비, 사라 실버맨, 아론 에이브람스
정보
드라마 | 캐나다 | 116 분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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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에 출연한 크리스 에반스 인터뷰 동영상이다
봉준호는 급이 다른 천재라고 말한다
봉준호가 똑똑한 누군가와 얘기하는 걸 옆에서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누군가 봉준호는 눈으로 본 어떤 장면을 거의 완벽하게 언어로 표현한다고 했다
또 봉준호와 인터뷰를 하고 녹음된 파일을 풀면 거의 수정할 필요 없이 어순과 문법이 맞다고 했다
또다른 누군가는 봉준호가 어떤 질문에 답을 할 때 최대한 좋은 표현을 찾는 게 느껴지고 스스로 그런 말을 찾아냈을 때 기뻐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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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대학살의 신>을 봤다
뭐라고 쓰고 싶지만 솔직히 잘 못쓰겠다
이 영화는 원래 연극이다
브로드웨이 버전에는
최근 내가 열심히 본 애론 소킨의 <뉴스룸> 주인공 제프 데니얼스와
내가 정말 열심히 봤던 데이빗 체이스의 <소프라노스> 주인공 제임스 겐돌피니가 등장한다
(두 드라마 모두 HBO에서 제작했다. 또 열심히 봤던 <보드워크 엠파이어>도 HBO)
이 캐스팅을 보고 나니 연극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영화가 시작되면 공원을 비춘다
카메라가 천천히 줌인한다
공원에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이 흐른다
이 타이틀 시퀀스를 보면서 이 영화가 어떤 영화가 될지 짐작이 갔다
물론 그 전에 <씨네21> 프리뷰 기사에서 영화에 대한 대략의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알렉상드로 데스플라의 음악을 글로 잘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경쾌하면서도 긴장감이 있다
너무 맘에 들어 급히 다운로드 받고 아이폰에 동기화시켰다
지난 번에 도서관에 갔을 때 헤드폰을 끼고 이 노래를 무한반복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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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데이빗이다
그는 안드로이드다
인간의 감정을 알지만 그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데이빗은 모든 승무원이 잠든 프로메테우스호에서
홀로 깨어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동시에 농구를 하고
영화를 본다

데이빗이 보는 영화는 <아라비아 로렌스>다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과 <아라비아 로렌스>의 로렌스(피터 오툴)는 닮았다
단정한 금발 머리를 쓸어올리며 데이빗은 로렌스의 영화 속 대사를 따라 한다

데이빗은 인간과 비슷하게 행동하도록 프로그래밍 됐다
우주선 밖으로 나갈 때 승무원들은 산소로 호흡할 수 있는 우주복을 입는다
데이빗과 그들처럼 우주복을 입는다
누군가가 너는 그거 안 입어도 되지 않냐고 농담을 던진다
데이빗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긴 하지만 인간처럼 행동하기 위해서 입는다고 대답한다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은 안드로이드의 중요한 덕목이다

데이빗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ttp://www.weylandindustries.com/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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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형제>가 영화로 제작된 모양이다
이미 애니메이션도 방영하고 있고

문제는 어떤 불안감이다
만화 원작을 즐겁게 보고
그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도 재미가 봤는데
어쩐지 영화는 밍숭맹숭한 경우가 많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듯한데
러닝타임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20세기 소년>처럼 3부작으로 실사 영화를 만들어도 2시간 내외에서는 아무래도
만화가 지니는 방대한 서사와 세계관을 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영화는 원작의 매우 거친 축약판이 되거나 특정 에피소드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대체로 일본 메이저 영화 특유의 (사실은 원작에도 있는) 이상한 감동 코드 같은 것을 강요한다
(감바레, 고멘네, 아리가또 같은 대사가 자주 반복되는 스타일이다)
그 감동이 지면이나 셀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연스러운데 인간이 연기를 하게 되면 쉽게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일본 배우들이 연기를 못하는 걸까, 설마

예전에 <씨네21>에 (엄청 못 쓴 거지만) 일본 만화 원작 영화에 대한 특집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어쨌든 그때 나왔던 얘기 가운데 제작위원회 방식이 이런 일본 만화 원작 영화의 문제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제작위원회는 출판사, 영화사, 광고회사, 음반회사 등 각종 컨텐츠 관련 회사들의 대표(실무 담당자)들이 모여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는 시스템인데
초기에는 원소스 멀티유즈 같은 순기능을 했지만
지금은 평이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흉처럼 여기지는 듯하다

원작에 대한 충성도가 영화에 대해서는 반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영화의 성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건 특히 국내에 수입된 경우에 그렇다
일본 내에서도 원작 팬들의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겠지만
국내의 일본 만화 시장 상황은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다
이들 마니아가 만화의 영화화를 반기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그들이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금까지 대체로 많은 영화들이
그들의 기대치에 못 미쳐서인 것 같다
그나마 지난해 개봉한 <간츠> 정도가 호평이었던가

일본의 만화 원작 영화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형편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을 바탕으로 아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기본 설정만 가지고 아예 다른 영화를 만들 듯이

분명 찾아보면 이런 방식의 일본 영화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찾아보기는 귀찮고

<우주형제>는 소재의 특성상 CG의 향연이 될 것 같은데
<우주전함 야마토>처럼 허술해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일본 영화의 기술력은 충분하다
다만 만화>애니메이션>영화의 단순한 재탕으로는 답이 없지 않을까

<우주형제>가 국내에 수입이 될지도 미지수다
일본에서는 메이저영화인데 수입이 되면 독립영화 포지션에서 개봉되는 형편이다
이유는 물론 장사가 안 되서 그렇지


-
그러고 보니 <버니 드롭>이라는 영화도 개봉했다
국내에서는 <토끼 드롭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만화가 원작이고
드라마도 있었고
원작도 드라마도 영화도 못 봤지만

만화>애니메이션>영화 순으로 제작된 영화보다는
만화>드라마>영화 순으로 제작된 영화가 좀더 나아 보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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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는 한 문장의 자막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자막을 보면서 머릿속에 퍼뜩 든 생각은 현정화, 리분희가 같이 등장하는 자료화면이 나올까 였다. 그 자막을 보면서 분명 어린 시절 TV를 통해 보았던 리분희와 현정화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순간만 기다린 것 같다. 그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쩌면 자료화면이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감독의 선택이다. <코리아>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과 북의 탁구 선수들이 단일팀으로 출전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사실을 기본 골격으로 한다. 그렇다고 당시 상황을 완벽하게 재연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코리아>는 새로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한 픽션이다. 그렇다면 굳이 자료화면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린 관객이라면 현정화가 파이팅을 외치던 시절에 태어나지도 않았다.

<코리아>의 최종 목표는 눈물이다. 남과 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갈등의 장치들을 제시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과 우승의 감격, 이별의 아픔을 순서대로 배치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뻔한 장면들이 꽤 있지만 배두나와 하지원은 그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한예리, 최윤영, 오정세 등 조연들도 두 주연에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진짜 뜨거운 눈물이 터져나온 건 리분희와 현정화의 당시 모습이 영화의 끝에 등장할 때다. 그들의 모습은 내가 상상하던 그대로였다. 그 자료화면은 방금까지 멋진 연기를 펼친 배두나와 하지원의 존재를 순간 잊게 만든다. 대신 나는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으며 1991년, 기적 같은 이야기가 실제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게 돕는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퍼펙트 게임> <코리아>까지 실화를 재구성한 스포츠영화의 말미에 등장하는 당시의 자료화면은 결코 영화적이지 않은 장치지만 그 영화의 존재를 증명하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필수 요소다.



코리아 (2012)

9.5
감독
문현성
출연
하지원, 배두나, 한예리, 최윤영, 박철민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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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억의 습작>은 문이다. 수연(수지)과 승민(이제훈)이 건축학개론 과제를 하기 위해 아마도 710번 버스를 타고 정릉에서 종점인 개포동까지 같이 간다. 개포동을 내려다보는 옥상에서 수연은 소니 워크맨 CD플레이어의 이어폰 한쪽을 승민의 귀에 꽂아주며 <기억의 습작>을 플레이한다. 이때 관객은 이제훈에게 빙의되는 문을 연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기억의 습작> 전곡이 상영관을 울린다. 그때 관객은 이제훈에서 벗어나 현실로 나오며 문을 닫는다. 그리고 실제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린다. 여기서 말하는 관객은 30~40대 남자다.

2
수지는 예쁘다

3
이제훈이 연기하는 승민은 불품없다 그렇지만 잘생겼다

4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오면서 사실은 첫사랑이 아닌 나의 스무살을 떠올렸다
이상하게도 나는 스무살에 집착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19년을 살고 서울로 와서 그런가 보다
아니면 진짜 볼품없었거나

그래도 지금보다 덜 우울했던 건 확실하다

스무살의 기억을 떠올릴 수록
이제는 기성 세대에 접어드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X세대 끝물이었던 나는 이제 영화 속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건축학개론
감독 이용주 (2012 / 한국)
출연 엄태웅,한가인,이제훈,수지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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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진짜 대박!

라이언 고슬링이 되고 싶다

나는 전갈자리인데
전갈 자수가 놓인 자켓 입고 싶다

영화에 두번 나오는 아래의 노래 가사는
딱 라이언 고슬링을 위한 것이다
인간이 되라 그리고 진짜 영웅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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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초창기를 다룬 TV영화
원제는 실리콘 밸리의 해적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게 분명하다면

스티브는 돌+아이고
빌은 사기꾼+도둑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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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예쁘다
선댄스에서 상도 받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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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러브>을 보고 나온지 2시간도 안 됐는데
트레일러 보니까 또 보고 싶다아아

나는 어째서 이탈리아의 상류층 남자로 태어나지 못 했을까
ㅜㅜ








아이 엠 러브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2009 / 이탈리아)
출연 틸다 스윈튼,플라비오 파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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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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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나는 두 살>

-

서울독립영화제
<무산일기>
<도약선생>
이하 단편
<척추측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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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의 개들 take1.남한강(with 윈디시티)>
<사랑은 100℃>
<경주여행>

-
영화 좀 많이 본 것 같은데
나름 뿌듯한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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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할 때 나오는
음악





영화 끝날 때 나오는 음악
(제목이 뭔가 의미심장하다 :)






-
<소셜 네트워크>를 다시 봤다
처음에 보고 나서 오리지널 스코어를 정말 열심히 들었는데
(http://www.nullco.com/TSN/ 여기서 몇곡 다운 받을 수 있음)
두번째 보고 나니 그밖에 영화에서 쓰인 음악들이 귀에 들어오네


-
두번 보니 아주 간단한 몇 마디 단어들이지만
첫번째 볼 때 듣지 못한 영어가
귀에 들어와서 약간 우쭐했음

예를 들면
자막에선 윙클보스 형제에게 인도계인 듯한 친구가
깡패라도 불러서 마크를 혼내고 싶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소프라노스를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에드아르도(왈도)가 숀 파커를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자막에선 마라톤 하는 것처럼 말을 늘어놓았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데
에드아르도는 숀 파커를 지칭하면서 숀라톤이라는 표현을 쓴다

영화 초반에 에리카가 마크와 헤어지면서
Asshole이라고 내뱉았는데
영화 마지막 무렵에 신참 변호가가
마크에게 You're not Asshole…
이렇게 말하면서 대구를 이루는 걸 알아챘다

그런데 나와 같은 본 친구는 한번에
이 모든 걸 다 알아들었음-_-;;
다들 아는 거였던 걸까, 진정


-
IMDb에서 보니
영화의 각본을 맡은 아론 소킨이
뉴욕의 첫 광고 미팅에서 광고주라 카메오 출연했다고 하는군
아론 소킨은 <웨스트윙>의 작가로 유명하다고







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비드 핀처 (2010 / 미국)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앤드류 가필드,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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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밖에는 말을 못하겠다

헤롤드 사쿠이시의 원작 만화 본 사람이라면
그나마 추천할 수 있겠으나
아니라면 이 영화는 충격과 공포다

왜냐면

주인공이 밴드의 보컬인데
그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없기 때문


하하하하ㅏ하하ㅏ하ㅏ하하

우리의 유키오(한국판 만화에서 유키오로 나옴)가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를 때마다
헛웃음만 나온다

그래도 장점을 찾아보자면
충실한 원작의 재현이다

의상은 싱크로 100퍼센트
스토리는 싱크로 90퍼센트
캐릭터는 싱크로 80퍼센트

너무 원작에 충실해서
노래를 들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원작 팬들의 상상력 그대로
영화를 만들다니
실로 놀라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TV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이 나온다

-
BECK 오프닝과 엔딩 테마곡들
이전 포스팅 참고


감독 츠츠미 유키히코 (2010 / 일본)
출연 미즈시마 히로,사토 타케루,키리타니 켄타,나카무라 아오이,무카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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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스카이 크롤러>는 시작과 동시에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전쟁이 게임이 된 시대
전쟁만을 위해 태어나는 아이들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와 이름이 같은 쿠사나기가 등장
어디서든지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면 평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대사가 인싱깊다

스카이 크롤러
감독 오시이 마모루 (2008 / 일본)
출연 카세 료,키쿠치 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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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에 대해 뭔가 쓰고 싶긴 한데
잘 못쓰겠네

하아

-
상반기에 <아저씨>가 있었다면
하반기는 <부당거래>가 먹을 듯


부당거래
감독 류승완 (2010 / 한국)
출연 황정민,류승범,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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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인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슬립>을 보고
1편인 <월스트리트>도 보았음

둘다 자본주의, 탐욕,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 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지만
어쩐지 그 결말들이 너무나 편안하고 다시 말해 쉬운 선택을 한 것 같아
조금은 불만이다

-
<작전>에서도 느낀 거지만
주식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
영화를 보고 나서
사놓고 보지 않은 장하준의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 읽진 않았음

-
영화 속 연방준비은행 회의에서 나온 말인데
파산 위기에 놓인 은행들이 정부에게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요구하자
"그건 사회주의자라고, 망할 사회주의!"라고 하는 대사가 기억에 남았음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
감독 올리버 스톤 (2010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마이클 더글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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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스트리트
감독 올리버 스톤 (1987 / 미국)
출연 찰리 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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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요지의 사무라이 3부작을 봤다
우연찮게 제작순서대로 보았다
이 3부작의 남자와 여자 각각 세 캐릭터를 비교분석하고 싶다
단지 그렇게 해보고 싶을 뿐, 귀찮아서 못 하겠다

-
세 편의 영화에 대해 대략 설명하자면 이렇다

별 볼 일 없는 하급 사무라이들이 등장
<황혼의 사무라이>에서는 창고지기
<숨겨진 검>에서는 포병
<무사의 체통>에서는 주군의 음식에 독이 있는지 미리 먹어보는 업무

어떤 시련 혹은 위기에 봉착
<황혼의 사무라이>에서는 병으로 죽은 아내, 노망난 어머니, 빈곤한 삶
<숨겨진 검>에서는 오래된 친구의 반역행위
<무사의 체통>에서는 복어처럼 맹독이 있는 골뱅이회를 먹고 실명

이러는 가운데 사랑하는 여인이 있음
<황혼의 사무라이>에서는 친구의 동생(미야자와 리에), 어릴 때부터 좋아했음
<숨겨진 검>에서는 하녀(마츠 다카코), 시집 보냈다가 고생하는 걸 보고 다시 데리고 옴
<무사의 체통>에서는 아내(단 레이), 다른 사무라이에게 겁탑 당해 이혼

이 모든 갈등은 한번의 결투로 해결
<황혼의 사무라이>에서는 반역을 저지른 고수와의 한판
<숨겨진 검>에서는 반역을 저지른 친구와의 한판 (숨겨진 검을 통한 복수 포함)
<무사의 체통>에서는 아내를 능멸한 사무라이와의 한판

그리고 아마도 해피엔딩

-
각 영화는 기본적으로 위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세 편 모두 기존의 사무라이 영화와는 사뭇 다른 정서를 담고 있다

화려한 액션은 없고, 고난한 삶이 있을 뿐이다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의 감독 답게 그런 와중에서도 꽤 유쾌한 요소들이 있어서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
메이지 유신 즈음을 배경으로 하면서 봉건과 근대의 격변기에 희생당하는 사무라이의 모습을 다룬다
그러면서 절대 사무라이를 온전히 찬양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일본 도호쿠 지방 야마가타를 배경으로 하고 쇼나이 방언을 사용한다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데스 대신 ~간스 이렇게 말하는데 세 편을 보는 동안 사무라이 말투와 이 사투리를 따라하면서 보았음

이 시리즈를 간단히 한줄로 요약해보면 이렇다
월급생활을 하는 순정파 하급 사무라이의 담담한 희비극



황혼의 사무라이
감독 야마다 요지 (2002 / 일본)
출연 사나다 히로유키,미야자와 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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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검, 오니노츠메
감독 야마다 요지 (2004 / 일본)
출연 나가세 마사토시,마츠 다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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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의 체통
감독 야마다 요지 (2006 / 일본)
출연 기무라 타쿠야,단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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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를 보고 조촐한 치맥 자리에 갔었다
같은 영화를 본 시사주간지의 정치팀장과 문화팀장이 합석했다
정치팀장은 <옥희의 영화>를 보면서 각자의 개인적 체험이 중요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문화팀장은 <씨네21>의 설레발을 지적하며 <옥희의 영화>가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나는 개인적 체험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하며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나의 개인적 체험을 얘기했다

-
<옥희의 영화>는 <하하하>와 비슷한 느낌이다
<옥희의 영화>는 같은 인물의 다른 시기를 보여준다
<하하하>는 같은 공간의 다른 인물을 보여준다
그리고 두 영화에서 인물들은 미묘하게 겹친다
홍상수 감독은 이런 식으로 공간과 시간을 영화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수정>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옥희의 영화>에는 문성근, 이선균, 정유미가 등장하는데
문성근이 송교수일 때 이선균은 남선생이고
문성근이 송선생일 때 이선균은 학생이다
반면 정유미는 계속해서 그냥 옥희다
문성근과 이선균은 모두 옥희를 좋아한다
옥희는 문성근도 좋아하고 이선균도 좋아한다

<옥희의 영화>는 <하하하>보다 감성적이다
<하하하>에서는 김영호가 이순신으로 나와
좋은 것만 보라는 말을 하며 어떤 메시지를 전한다는 느낌이 있다
<옥희의 영화>에서는 문성근의 캐릭터 변화가 눈에 띈다
에피소드가 진행되면 될 수록 문성근은 순수해진다
그 마지막은 옥희가 만든 영화라고 소개되는
동명의 네번째 에피소드에서 절정을 이룬다

내가 느낀 <옥희의 영화>의 감상은 이 정도다
이 감상평은 <씨네21> 편집장의 에디토리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그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이제 처음에 얘기를 꺼냈던 시사주간지의 두 팀장의 코멘트에 대한 코멘트를 덧붙이려 한다

-
먼저 정치팀장의 코멘트
나의 개인적 체험은 이런 거다
대학시절 문학평론가 교수가 있었고, 그 교수에게 지금 생각하면 어이 없지만
평론가로서 재능이 있는 것 같냐는 물음을 던졌다
당시 나는 사진에 관심이 있었고, 사진 관련 평론서 읽기를 좋아했다
덕분에 몇 가지 철학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었고
그것은 국문과 수업에도 다소간 도움이 되었다
<옥희의 영화>의 ‘폭설 후’라는 에피소드에서 이선균과 정유미는
송선생이던 문성근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지고
문성근은 꽤 그럴 듯한 대답을 한다
이선균이 “제가 영화에 재능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문성근이 대답하기를 “많이 찍어보면 안다”고 답한다
나의 경우 그 교수가 어떻게 답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그 이상한 질문을 던질 때 꽤 긴장했고 용기를 짜냈던 기억은 생생하다

다음은 문화팀장의 코멘트
<씨네21>을 만드는 입장이지만 ‘놀라운 영화’라고 평한 정한석 선배의 긴 글을 아직 읽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나도 얼마간 이 영화가 그렇게 걸작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문화팀장의 코멘트를 좀더 자세히 말하면 이렇다
영화 속의 주된 배경이 대학 영화과이고 등장인물이 교수와 강사, 학생인 것처럼
이를 테면 <옥희의 영화>는 대충 만들어도 이정도는 만든다라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옥희의 영화>에 빗대어 내가 생각해보면 송교수가 학생들에게 보여줄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다 보지는 못했다
나의 기억 속에 있는 홍상수 영화 중에 <오!수정>과 <생활의 발견>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극장전>은 또렸하고
<강원도의 힘>과 <해변의 여인>은 본 기억은 있느나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밤과 낮>과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밖에 보지 않은 영화도 있다
최근 몇년 간의 홍상수 감독 영화에 전혀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하하하>를 기점으로 연장선상에 있는 <옥희의 영화>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를 촬영할 때의 스탭은 모두 4명뿐이었고
제작비는 5000만원이다
영화가 매우 간소하다
홍상수의 형식은 상업영화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점점 더 간결해지고 있다
하나의 컨셉과 하나의 문법으로 정형화되는 느낌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문화팀장의 코멘트에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다

결국 <옥희의 영화>는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민망한 과거의 기억과 영화적 감동 혹은 재미에 대한 판단들
한가지 분명한 점이 있다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동시대에서 본다는 것은 분명 꽤 흥미로운 일이다


-
덧붙이고 싶은 말
왜 홍상수 감독의 몇몇 영화에서 어리고 예쁜 여자들이 늙은 남자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 점이 정말 싫다
더 나이가 들면 알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2010 / 한국)
출연 이선균,정유미,문성근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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