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YWCA 수영장에 갔다
자유수영을 한참 하다가 예전에 이곳에서 강습을 받을 때 썼던 오리발을 놓고 갔던 것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풀 한편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안전요원?

아무튼 그 사람에게 물어보려고 다가가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나에게 접영을 알려준 강사 선생님이었다

놀라운 건 그분도 나를 알아봤다는 점
"요즘 수영 안 나오세요?"라고 말하는 그가 나를 알아봐줬다는 점이 어쩐지 뿌듯한 기분이었다

오리발은 찾지 못했다
벌써 1년도 더 지났고, 오리발을 보관하는 박스는 어설프긴 했지만 잠겨 있었다
강사 선생님은 "그러니까 월수금 6시반이었나요?"하면서 찾아주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매우 적극적인 자세는 아니었다
괜히 소심해져서 '이제 와서 웬 오리발이냐'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싶어 됐다고 했다

수영을 끝내고 사우나에 들어가서 드러누웠는데
안전요원(?)은 무지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 같은 것도 보지 않았다
직업이 강사니까 사람들이 수영하는 걸 보며 점수를 매기는 건 아닐까
'저런 동작은 교정해야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할까

그러고 보니 나는 그 사람이 웻슈트가 아닌 일반 옷을 입은 걸 처음 봤다


-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명동 YWCA 수영장의 오후 5시 자유수영은 정말 한적해서 좋다
내가 풀에 들어가려고 할 때 보니 한 레인에 한명씩 수영을 하고 있었다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조금 난감했다
결국 비교적 폭이 넓은 끝 레인에서 수영을 했는데
거기엔 미국 수영선수 펠프스처럼 생긴 백인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들어갈 땐 몰랐지
그는 수영을 아주 잘했다
나를 가뿐히 추월할 때는 좀 기분이 나빴다
그 레인에는 ‘중급’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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