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었기 때문에 여기에 기록을 남긴다
복거일의 소설 <비명을 찾아서-京城, 쇼우와 62년>을 읽었다

우연히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 소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했다
집, 회사 근처 도서관에는 이 책이 없어서 정말 오랜만에 구입한 책이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대체역사'라고 하는데 한국이 아직 일본 식민지사회라는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주인공은 조선인 기노시다 히데오다
그는 중견기업의 과장이자 시인이다
조선의 역사와 언어를 아예 모르고 살다가 우연히 헌책방에서 <조선고시가전>이라는 책을 구입한다
그 책 때문에 그는 조선의 말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일본 식민지사회인 '조선'과 책이 출간될 당시인 1987년 한국이 별반 다른 게 없다는 점이다
군부독재에 의한 언론통제, 공포정치, 우민화 정책 등이 거의 똑같다
2015년의 한국도 크게 변한 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재밌는 점이 있다
한자로 된 지명이나 인명 등이 일본식으로 발음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사는 동네 '용산(龍山)'은 '류우야마'로 쓴다
주인공의 이름 '기노시다'는 한자로 '木下'인데 이 두 한자를 붙이면 원래 성인 '박(朴)'이 된다
실제로 창씨개명 당시에 이런 식으로 성을 바꾼 건지는 알지 못한다
텔레비전을 테레비종이라고 쓴다
아마도 외래어의 경우 일본식 발음을 살린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웨덴은 서전, 아일랜드는 애란(愛蘭) 등으로 쓴다
이것도 일본식인지 당시 한국에서 그렇게 쓴 건지 모르겠다
이런 표기법 등이 꽤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가 '류우야마(龍山)'가 나오면 괄호 안의 한자를 읽어서 용산으로 이해했다
모르는 한자가 많아서 간혹 한자사전을 찾아가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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